요요, 없던 병도 만든다
본문
172cm, 70 kg 의 남성이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 중이었다. 5 년전 하루에 약 2800 kal의 고열량, 고지방 식이와 함께 잦은 폭음을 하던 환자는 고혈압으로 신장질환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는 의사의 말에 스스로 체중감량을 시작했다. 하루 약 1600 kcal 정도로 열량 섭취를 반으로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근력 운동을 1시간씩 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 하지만 환자의 의도와는 달리 아침 섭취를 간단히 과일로 하고 지나친 운동을 해 지치게 되어, 사무실에서 점심 식사 후 낮잠을 1-2시간씩 자야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피로해지자, 점점 체중감량을 위한 생활패턴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처음 체중이 10 kg 줄었지만, 다시 체중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던 중 5년 뒤 환자는 신장암으로 진단 받게 되었다.
먹는 것보다 사용하는 열량이 적어 지속적으로 체중이 느는 상태가 되면, 비만 관련 암, 즉 대장암, 폐경 이후의 유방암, 신장암이나 전립선암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또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과 같은 만성질환 위험도 2-3 배 이상 증가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적극적으로 체중과 뱃살을 줄이고자 하는 시도가 일반화되고 있다.
그런데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고, 심한 운동을 해 체중감량을 한 경우는 오히려 체중이 제 자리로 가거나 오히려 더 느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이렇게 체중의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게 되는 것을 ‘체중 순환 (흔히 요요현상)’ 이라고 한다. 인위적으로 체중감량을 위해 활동량에 비해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고, 과하게 운동하는 등 무리를 해 급격한 체중감량을 한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게 되면, 결국 근육은 줄고 지방이 훨씬 더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비만관련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요요 현상이 반복되고 체중변화의 정도가 심한 경우, 신장암과 담석과 같은 담낭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체중감량을 할 때는 시작부터 내 몸에 맞는 무리하지 않는 감량계획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요요현상을 막고 무리없이 체중감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재의 체중은 단순히 먹고 움직이는 균형 이전에, 그 사람의 평생의 생활습관과 삶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체중이 느는 원인은 그 사람의 삶 속에 있고, 그 원인을 찾아 교정해 주어야 체중감량을 성공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무리한 체중감량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요요현상을 일으키는 첫 번째 이유는 체중감량 목표를 무리하게 잡고, 단 시간에 이루려고 하는데 있다. 체질량 지수 30 kg/m2 (160cm, 77kg 또는 175 cm, 92kg ) 이상의 고도비만 상태가 아니라면, 보통 한 달에 2-3kg 정도의 체중감량, 6개월에 체중의 10% 정도 감량을 목표로 하는 것이 적정하다. 그 이상을 이루려 한다면 몸에 무리가 따르며 근육량이 줄고 결국 그 자리를 지방으로 채우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많이 먹지 않는 것 같아도 점점 체중이 늘기 쉬운 몸으로 변화해 요요현상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한다.
살 찌는 사람들의 생활습관 상의 근본 원인 교정없이, 일정 기간 먹는 양과 활동량만 조정하려고 하면 결국 요요를 막을 수 없다. 체중이 늘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매일의 식사량과 횟수, 활동량이 불규칙한 경우이다. 즉 어떤 날은 2번 먹고, 다음 날은 4-5번 먹는 등 매일의 먹는 양과 열량이 불규칙 하면 몸은 가급적 음식을 소모하지 않고 저장하려고 해 항상 식사량이 많은 사람보다도 더 지방이 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즉 요요를 막으려면 세 끼 제 때 식사를 일정량, 일정 패턴으로 하는 식으로 기존의 식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신체활동량을 늘린다.
마지막으로 살이 찌기 쉬운 사람들은 몸 움직이는 것보다는 인터넷, TV 보기 등 앉아서 하는 취미,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또 사무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체중이 늘기 쉬워, 당뇨, 이상지질혈증, 뇌졸중, 심장병의 위험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런 분들은 운동을 통해 힘을 비축하기 보다는 주로 그 때 그 때 먹은 음식을 통해 힘을 얻게 되면서, 체중이 늘기 쉽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있는 활동은 손가락이나 척추, 뇌만 주로 활동하게 되면서, 실제로는 잠잘 때 사용하는 열량의 1.2-1.5배 정도밖에 쓰지 않는 데도, 심장에 무리가 되어 훨씬 피로감을 느끼게 되면서 필요한 열량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리 쓰는 일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체중이 늘기 쉬워지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가급적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집중력을 높여 일하고, 10% 정도의 시간은 뇌의 휴식을 주는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나 몸을 움직이는 활동에 쓰도록 시간 배분을 적절히 해야, 체중 감량이나 감량된 체중의 유지가 가능하다.
체중은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결과이므로, 삶에서 먹고, 움직이고, 휴식하는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요요 현상을 막고,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하루 일정, 이번 주 일정을 살펴 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교정할 부분을 체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