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음식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 아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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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발효과정에서 생성되거나 첨가하는 아황산. 우리 몸에는 괜찮을까?
깨끗해 보이는 음식에도 비밀이 숨어있다
눈으로 보기에 아주 깨끗하고 하얗게 보이는 음식과 약간의 상처가 있고, 벌레가 있거나 벌레 먹은 재료 중 어떤 것이 좋을까? 가정에서 음식의 재료를 선택할 때 이런 것들은 큰 고민거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식당이나 대형병원의 식당 등 요식업체의 경우라면? 청결한 주방, 청결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요즘 시대에 겉으로 보기에 깨끗해 보이는 재료를 써야 할지, 지저분해 보이지만 건강을 생각한 재료를 써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보통 껍질을 제거한 후 갈변하기 시작하는 도라지 혹은 감자 등에 상품성을 좋게 하기 위하여 식품첨가물인 아황산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처방법으로 요식업계에서는 껍질 제거, 세척, 포장 등의 일련의 과정, 즉 전처리 공정에 아황산염을 첨가하지 않으면서, 이를 증명하기 위한 아황산 불검출 시험 성적서와 증명서를 첨부한 깨끗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품 첨가물의 위해성에 대해서 들어보았거나, 막연히 알고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식품첨가물이 사용되고 있다. 한때 표백 처리된 식품이 뉴스에 보도된 적이 있는데 당시 표백제로 사용된 것이 바로 아황산 성분이다.
아황산, 왜 첨가하는가
아황산은 황을 포함하는 화합물로 자연계, 특히 식물체 중에도 널리 분포한다. 물론 황은 실파, 양파, 마늘, 양배추, 무, 컬리플라워 등의 식물에 천연적으로 존재하고, 마른새우, 건표고, 조미김 등의 식품에는 천연에서 유래한 아황산이 미량 함유되어 있다. 다양한 식품가공품이나 발효식품에도 들어있는데 박고지(여물지 않은 박을 길게 잘라 말린 반찬거리), 건조과일, 단무지 등에는 상품성을 좋게 하려고 인위적으로 아황산을 사용한다. 그리고 와인에는 발효과정에서 생성되는 천연 아황산과 인위적으로 첨가한 아황산이 함께 존재하고, 식품은 아니지만 나무젓가락에도 표백제로써 아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2007년 나무젓가락 1매당 아황산에서 검출되는 이산화황을 12mg 이하로 허용한다는 기준을 세워 관리하고 있다.
아황산은 표백작용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목적으로 식품에 첨가 된다. 식품의 일부 성분이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변질되는 현상을 막는 항산화 물질이나 과일이나 채소를 말릴 때 일어나는 갈변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한다.
아황산의 해(害)
아황산은 생체 내에서 빠르게 불활성화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과다 섭취하면 두통, 복통, 메스꺼움, 순환기 장애, 위점막 자극, 기관지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일 허용치는 이산화황(SO2)으로 환산하여 0.7mg/kg 이다. 일부 민감한 사람들은 아황산을 과다 섭취하지 않아도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섭취 후 수분 이내에 호흡곤란(천식)이나 재채기, 두드러기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불편을 유발하게 되며, 드물게 치명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히 천식환자나 아황산 알레르기 환자의 경우 보통 사람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1일 허용섭취량 이하의 아황산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황산이 포함된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또한 만약 자신이 아황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아황산을 포함한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요즘은 건강을 생각한다고 하면서 독한 술보다는 와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와인은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과연 건강에 좋은 걸까? 그러나 아황산 성분은 대부분의 와인에 함유되어 있다. 아황산 성분은 와인이 오랜 기간 숙성하는 과정에서 오는 변질을 막아 주는 중요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미생물의 번식을 막는 역할과 포도의 가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균의 번식을 억제하여 포도주의 향미를 개선하는 역할로 식품에 첨가되어 사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1일 허용치는 이산화황(SO2)으로 환산하면 와인 약 4잔 정도에 포함된 양이다. 아황산 섭취가 우려된다면 지나친 와인 섭취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아황산 섭취를 최소화하려면?
식품 표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아황산염이 표시되어 있는 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 받은 아황산은 메타중아황산칼륨, 메타중아황산나트륨, 아황산나트륨, 차아황산나트륨, 산성아황산나트륨, 무수아황산의 형태가 있으며, 아황산이 첨가된 식품의 표지(라벨)에 위와 같은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일정 기준치 미만인 경우, 아황산 표시가 의무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참고해야 한다.
지나치게 색이 하얗거나 선명한 건조 과실이나 건조 채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국내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제품에는 여전히 아황산 사용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한다.
뿌리채소(고사리, 연근, 도라지 등)의 경우 세척하지 않은 상태의 것으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껍질을 벗겨 세척되어 있는 상태의 것이라면 물에 가볍게 데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황산은 휘발성이 강한 물질이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데칠 경우 식품에 존재하던 아황산의 90% 이상이 휘발되어 보다 안전할 수 있다. 이때 뚜껑을 열고 데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